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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설교

[김영한교수] 여호와만을 즐거워하며 - 뉴스포유

하박국 3장 16~19절

하박국 선지자의 신앙고백은 오늘날 목회자의 자존감이 돼야 합니다. 하박국은 하나님의 법을 떠난 가나안의 풍요로운 종교의식을 따르는 이스라엘 백성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 다가온다는 사실을 들었습니다.

바벨론 군대가 이스라엘 백성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집행한다는 것이었죠. 곤경의 시기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다가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어려운 시대에 하박국 선지자는 하나님의 공의를 선포하며 이스라엘 백성의 구원을 확신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찬양했습니다.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17절) 또한 그는 세상의 궁핍과 결핍에 영향받지 않는다고 고백했습니다. 농경사회에서 사회적 평판은 무화과나무와 포도나무, 감람나무의 소출, 많은 양과 소로 평가됐을 것입니다.

요즘 목회자는 어떤가요. 많은 교인, 큰 교회, 헌금 액수 등 외형적인 모습으로 평가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목회자가 세상적 평가에 따라 자존감을 얻는다면 이는 하박국이 제시했던 하나님 종의 모습과는 거리가 멉니다. 하나님이 바라시는 성직자 상과도 거리가 멀죠.

목회자는 한국교회 내에 들어온 세속주의와 성공, 번영주의에서 돌이켜야 합니다. 오늘날 한국교회 목회자의 자존감은 물질주의에 영향을 받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번영주의와 성공주의의 지배를 받는 셈입니다.

대통령이 임명한 한 장관으로 인해 사회 전체가 갈려 분열된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한국교회는 이런 문제에 대해 “아니요”라 할 수 있을 만큼 높은 자존감과 윤리적 신뢰를 받고 있을까요. 자문해 봐야 합니다. 사회 현상에 무관심한 교회는 세상의 소금과 빛이라는 예수님의 가르침과는 동떨어진 교회입니다. 가나안의 풍요로운 사교와 다름없는 종교 모임으로 전락할 수도 있습니다.

하박국 선지자는 청빈한 삶을 살면서 자존감을 높였습니다. 그의 자존감은 외면적 풍요로움에 있지 않았습니다. 대신 하나님과의 내면적이고 인격적 관계를 통해 자존감을 높였습니다. 그의 즐거움은 오로지 하나님께 있었고, 기쁨도 오직 구원의 하나님에게 있었습니다.

하박국에게 대한 평가는 좋았습니다. 하박국은 이런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이 그로 하여금 그의 발을 사슴과 같게 하사 나를 나의 높은 곳으로 다니게 하시는 자.”(19절) 바로 여기에 하박국 선지자의 자존감이 있었습니다. 목회자의 힘은 교회 규모나 헌금 액수, 예산이나 자동차 크기, 교권에 있어서는 안 됩니다. 오로지 하나님께 있어야만 합니다.

목회의 자존감은 목회자 자신의 삶을 통해 만들어가야 합니다. 하박국은 이런 자존감을 가졌고 그렇게 살았습니다. 목회자는 삶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설교를 통해 많은 청중을 모을 수는 있어도 교회 크기와 교인 수가 많다고 존경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청빈과 섬김의 삶이 기본이 돼야 합니다. 한국교회 목회자들과 지도자들은 외면적인 문제들, 즉 성공 지향적이면서도 권위주의적인 지도력과 세습주의, 성장주의, 물질주의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럴 때 진정한 자존감을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김영한 목사 (기독교학술원장, 웨이크사이버신학원 석좌교수)

◇김영한 목사는 서울대 철학과 졸업 후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대학원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숭실대 교목실장과 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 소장, 한국복음주의신학회 회장, 한국해석학회 회장을 역임했습니다. 숭실대 초대 기독교학대학원 원장을 지냈고 현재 웨이크사이버신학원 석좌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