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만남’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삶의 도상에서 수많은 사람과 만납니다. 그중엔 인생을 결정하는 중요한 만남도 있습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입니다. 갈릴리 바다에서 어업을 생업으로 하던 시몬 베드로도 그중 한 명입니다.
본문 2절에 보면 어부들이 그물을 씻고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밤새 일을 했는데도 수확이 하나도 없었던 것처럼 우리 인생도 조만간 빈 그물을 씻는 신세가 됩니다. 명예도 권세도 재산도 믿던 자녀들도 다 떠난 뒤 건강까지 잃어 외롭게 홀로 인생을 하직하는 게 삶입니다. 갈릴리 바다의 어부들이 졸린 눈을 비비며 배에서 내려와 그물을 씻을 때 예수님께서 오셔서 깊은 데로 가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고 시몬을 격려하셨습니다.
무사태평일 때는 하나님을 찾지 않습니다. 그러나 배에서 내려 그물이나 씻을 정도로 절박할 때 비로소 종교를 향합니다. 베드로도 예수님의 말씀을 접하고 ‘밤새 수고했는데도 얻은 게 없었지만, 말씀에 의지해 그물을 내리리다’는 마음으로 다시 결심했습니다.
신앙이란 결단입니다. 반복할 용기조차 없는 인생에 다시 한번 도전하는 힘을 주는 게 신앙입니다. 그 결과는 우리가 모두 압니다.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많은 고기를 잡았죠. 일반적으로 종교는 축복과 관련해 생각합니다. 종교를 믿고 믿음을 구하는 자는 축복을 받으려는 바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축복은 신유나 만수무강, 사업 성공 등으로 나타납니다. 많은 종교가 이 같은 이익을 소리높여 선전하고 있습니다. 교회에서도 교회에 오면 얻을 수 있는 그 무엇을, 마치 백화점처럼 선전하고 있습니다. 어떤 신자는 예수를 믿는 것이 무엇을 받는 길이라 해석합니다. 그러나 이들은 사실 예수님을 만나지 못한 부류입니다.
그런데 베드로는 배가 잠기게 될 정도의 축복을 받은 뒤 “역시 예수 믿었더니 축복받았다”며 춤추며 좋아했을까요. 아니었습니다. 이상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예수님 앞에 무릎 꿇더니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고 외쳤습니다.
많은 고기가 잡힌 걸 본 베드로는 자기 모습에 끝없는 부끄러움을 느껴 예수님 앞에 무릎을 꿇은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기독교와 일반 종교와의 근본적 차이를 볼 수 있습니다. 베드로는 풍어(豊漁) 사건을 통해 예수님을 바라볼 수 있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그의 영혼은 예수님을 만남으로써 ‘나는 죄인이로소이다’를 외치지 않고서는 견디지 못할 충격으로 압도된 것입니다. 이것이 그리스도와의 참된 만남입니다. 베드로가 무릎을 꿇은 것은 풍어라는 사건 때문이 아니라 예수의 위대한 인격을 접했기 때문입니다. 이 만남을 통해 자신의 진실한 모습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기적의 의미이며 주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이 주는 근본적인 내용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만난다는 것은 이 같은 의미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사건입니다.
또 한 가지 주의해 볼 것이 있습니다. 10절에 예수님 앞에 무릎 꿇은 베드로에 대해 주님은 부드럽게 “무서워 말라. 이제 후로는 네가 사람을 취하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을 만난 자를 절대 방임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두려워할 것이 없다고 그를 일으키시며 지금부터는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될 것이라며 새 사명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이것이 곧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의 참 의미이며 주님을 따르는 신앙의 기쁨인 것입니다.
이병하 서울 화평교회 목사
◇화평교회는 국제독립교회연합회(WAIC) 소속으로 서울 양천구 신월동교동협의회 회장을 지낸 이병하 목사가 신앙으로 이끄는 가정 같은 교회입니다. 쉼과 평안을 주는 교회로 지역사회와 호흡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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